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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사단 케냐 마사이족 저수지 파주기 선교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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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천호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34-06-28 13:36 조회3,0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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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충북연회 희망봉사단에서는 지난 7월 18일부터 28일까지 케냐 마사이족 저수지 파주기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케냐 마사이족 저수지 파주기 사역은 임재찬 선교사 사역지인 케냐 카지아도 지역 15개 교회에 1개 내지 2개씩, 19개의 저수지를 2012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진행됩니다.
  경신교회 김용주 목사님께서 기증한 포클레인으로 저수지를 1개를 만드는데 1주일 이상 시간이 걸리며, 인건비와 유류비만 150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가 방문한 교회마다 성도들이 전통 마사이복장을 입고 진심으로 맞아주며 염소를 잡아 잔치를 베풀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습니다.
  케냐는 소(小)우기 대(大)우기가 있다고 하는데, 이 때 저수지에 물을 담아놓으면 짐승들과 사람들이 나누어 먹으며 건기를 견디어 내고, 그 물로 옥수수와 채소농사까지 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가뭄에 물 걱정하는 것은 호사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짐승이 죽기도 하여, 마사이족들이 짐승들을 끌고 나이로비 시내까지 올라온다고 합니다. 왜, 지하수를 파지 그러느냐 질문을 합니다. 그러나 지하수도 고갈되어 400M 이상 깊이 파야 물이 나오고, 소금기가 있어서 식수와 농사에 사용할 수 없어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그들의 생명줄이라고 합니다.   
 
  올로샤이키 교회를 방문하여 교인들의 집인 보마(소똥집)에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사람의 키보다 낮아 허리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집, 나무를 엮어 뼈대를 세우고 안과 밖을 소똥으로 발라 비바람을 막고, 수년 동안 집 안 중앙에서 불을 피워 천정에는 검은 끄름이 대롱대로 매달려 있고, 나무를 엮어 만든 침대위에 소가죽과 스펀지로 된 매트가 갈려 있었습니다. 그 위에 선교사님이 준비해 준 모기약을 뿌리고 누웠는데 매캐한 연기 때문인지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푹 꺼져버린 침대에 가로 걸친 나무가 등에 맞춰 잠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온 세상은 너무나 조용하고, 집 밖 검은 지평선 위의 하늘의 별들도 침묵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주 깊은 밤인 열시에 잠이 들어 다음날 네 시까지 잘 잤습니다. 아내는 벌래가 나올 것 같은 두려움에 선뜻 침대에 들어오지 못하고 다음날 한시까지 불을 피우다가 깊은 잠에 빠진 나의 등에 자신의 등을 대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새벽 4시가 넘으니 보마 입구에 자리를 잡고 미리 잠들어 있던 다섯 마리 탉 중에 수탉 한마리가 홰를 치며 울어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머문 집 주인인 엘리사벳은 남편이 없이 딸 헬렌과 둘이 살고 있었는데, 암소 세 마리와 송아지 세 마리, 그리고 20여 마리 양과 염소, 다섯 마리 닭과 네 마리 병아리가 그의 재산 전부였습니다. 엘리사벳도 살림을 하는 가정주부인데 그가 가진 살림살이는 플라스틱 물통 세 개와 뚜껑이 없는 냄비 두개, 몇 개의 컵, 설탕 두 봉지, 세숫비누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나이를 가늠해 볼 수 없는 그녀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하품을 해대며, 밤새 어미와 떼어 놓은 송아지를 끌고 와 어미젖을 빨게 하면서 손잡이가 달린 플라스틱 통에 우유를 짜기 시작하는데 송아지와 사람이 어미 소의 젖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송아지가 젖을 빨 때 우유를 짜는 것은 어미젖을 잘 돌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고, 송아지 몫인 젖을 나누어 먹는 인간이 베푸는 최소한의 배려인 듯 하였습니다. 그 우유에 물을 타서 뚜껑이 없는 냄비에 데워 세숫비누로 닦은 컵에 담아 설탕을 넣어 저어 주는데, 평상시에도 우유를 잘 안 마시는 나와 아내는 결국 마시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그렇습니다. 첨단 과학이 발달한 문명의 세계에서 아침에 해가 뜨면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섞은 소젖 한 모금을 마시고 짐승들과 함께 손가락 길이만큼이나 긴 가시가 달린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들판으로 나가 종일 태양아래 머물다가  해가지면 소똥 집에 허리를 숙이고 들어와 불을 피우고 뿌연 연기 속에서 잠이 드는 사람들이 지구 한쪽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커다란 눈은 선하고 평생 한번 목욕탕에 가보지도 못한 모습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피부고 곱고 매끄러웠으며 젖먹이 아이들은 이방인이 무서운지 우리와 눈이 마주치면 금세 울음을 터트리고, 덩치가 큰 어른들도 순박하기만 하였습니다.

  우리가 선교비를 들고 와서 저수지를 파준다고 하였지만 혹, 우월감에 빠져 교만한 모습이나 보여주지 않았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두 시간에 걸쳐 주일 예배를 드렸는데 오늘은 손님들이 오셔서 예배를 짧게 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부부가 하룻밤 묵었던 엘리사벳도 가장 좋은 옷으로 치장을 하고 춤을 추며 예배를 드리고, 자신의 목걸이 중 하나를 벗어 아내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우리는 거의 오후 2시가 되어서야 그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식사로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한 배를 채웠습니다.

  임재찬 선교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전에 몇 달 동안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고자 단기선교로 케냐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사이족을 섬기기로 결단하여, 다시 신대원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은 후 15년간 케냐를 섬기고 있습니다. 선교사님 댁에서 며칠을 머물 때 사모님께서 만들어주신 식사가 참 맛있었습니다. 또래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하는 선교사님의 자녀들의 얼굴이 짠한 마음으로 어른거리기만 합니다. 선교사 아빠를 두어서 먼 외국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성은, 성희, 성경이 세 자매를 하나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시리라 믿습니다. 한국에 오면 에버랜드에 꼭 가보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약속했습니다. 내년 6월 한국에 오면 에버랜드에 함께 가겠다고, 아픈 마음으로 그들을 축복합니다.

  사실 저는 이번 선교여행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연회총무가 외국에 자주 나가는 것을 나 자신도 좋게 보지 않았고, 여행이 멀고 힘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헌신적으로 이방인들을 섬기는 선교사님들을 보았고, 고향을 멀리 두고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아내와 자녀들을 보았습니다. 또한 가난하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그곳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가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50-60년 전 전쟁이 끝나고 얼마나 가난했습니까? 저 또한 배고픔과 헐벗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후원하신 교회와 담임목사님, 그리고 연회 단체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들은 돌아올 때 환전해간 남은 돈을 다 털어 선교사님께 드리고 젖은 가슴으로 돌아왔습니다. 귀한 일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파준 저수지에 물이 가득가득 고이면 그 물이 다 마를 때까지 풀을 뜯던 짐승들이 달려와 목을 축여 고기와 우유를 내고, 사람들이 그 물을 마시고 자녀를 생산 할 것입니다. 돌아온 후 선교사님의 카카오톡으로 소식이 왔는데 작년에 판 저수지에서 지난 토요일(7월 28일)에 메기를 잡았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저수지로 그들의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지기를 기리도드립니다.

주최 : 충북연회 희망봉사단
선교여행자 : 문성대 감독 이인숙 사모, 남궁성기 목사 안연천 사모, 채강석 목사, 김광일 목사 이난경 사모, 김학복 장로, 이영숙 장로, 이은희 장로, 염재숙 권사, 박승기 집사, 최천호 목사 조병예 사모
선교 후원교회와 단체 : 매포교회, 음성교회, 청주교회, 청주중앙교회, 충주남부교회, 충북연회 남선교회, 여선교회, 장로회, 청장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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