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자료이동 

최근에 모 원로목사님의 소천을 보면서 교역자 건강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래의 글은 본인이 섬기는 교회의 교역자 보건주일 주보에 게재되었던 내용을 미력하지만 소개한다.
    교역자는 생계 수단을 위한 직업인과는 달리 목회를 담당하는 성직자로서 그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평신도에 비할 수 없는 투철한 소명감과 헌신의 자세로 제사장의 직분을 수행함에 있어서 엄격한 생활 규범이 따르게 된다. 언제나 뭇 성도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모든 언행이 사표(師表)가 되어야 하므로 마음 놓고 편히 쉴 수도 없는 긴장의 연속인 것이다.
    더욱 우리나라 교회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보기 드문 집회의 열기 때문에 주일 예배 외에 매일 지켜지는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금요예배, 철야기도회, 수시로 모이는 각종 집회에서의 교역자의 인도가 필수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교회 행사만으로도 격무를 면치 못할 실정인데, 목회에 수반되는 교인들의 심방, 신앙상담, 관혼상제의 집례 등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교역자의 임무는 무한대라 할 수 있으며,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감내 할 수 없는 직무라고 여겨진다. 이러다 보니 아무래도 수면과 휴식 시간이 부족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늘날 교역자들이 용케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는 믿음과 영력이라고 여겨져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은 유한적인 생물체로 피조 되었으므로, 모든 행동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고, 적정선이 있도록 생리 구조가 되어 있다. 그렇기에 일할 때 열심히 하고, 쉴 때는 안식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뜻인 줄 믿는다. 실제로 인체의 생리 기능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어서, 일정하게 활동하고 휴면하게 되어 있다.
    인체가 각종의 기능과 활동을 영위하는 데는 반드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소모된 에너지는 반드시 보충해야 하며, 이를 보충하기 위하여는 영양 섭취와 아울러 휴식 안면(安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병이란, 생리 기능의 모든 면에서 과부족(過不足)을 말하는 것이므로 중용의 도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첩경이 된다는 정의이다.
    과도한 노권(勞倦)은 기력을 감퇴시켜 주고, 반대로 과도한 안일과 휴식은 기혈(氣血)의 순환 장애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오늘날 한국 기독교 교역자들의 보건 문제는 주의 깊게 관심을 가져야 될 문제라 하겠다. 많은 교역자들이 믿음과 영력만 믿고 실질적인 자기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런 대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서 그냥 간과할 일은 아니다.
    적당한 운동은 인체의 기혈순행(氣血循行)을 원활하게 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주고 소화 기능을 촉진하는 등 큰 이점이 있다. 가능한 사람은 1주일에 2,3외 정도는 땀이 흠뻑 밸 정도의 운동을 하여 심폐(心肺)기능을 높여 주고, 근력(筋力)과 체력 단련에 경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전한 오락이나 게임은 교회 부흥에도 필요할뿐더러, 교역자들의 틀에 박힌 규범 생활에서 받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해소나 기분 전환을 위하여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니, 이를 경건이나 근엄 위주로 핑계하여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적극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피로의 축적은 건강을 해치고, 능률을 저하시키므로 자칫 부족하기 쉬운 수면과 휴식을 각자의 여건 하에서 확보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하겠다.
    대체적으로 외국 교역자들의 생활 자세는 그렇게 근엄하거나, 경건주의로 몸에 배지 않은 듯, 평이한 복장에 인간 본연의 태도로 행동하면서 소탈하게 사는 가식 없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통속적으로, 쾌식, 쾌면, 쾌변(快食, 快眠, 快便)이 건강의 요체라고 한다. 이렇듯 식사와 휴면은 생리적으로 일정한 싸이클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것이므로, 이것이 원활하게 운행되면 대체로 컨디션(Condition)이 좋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우리 교계에서는 안식일(主日)이나 안식년제가 철저히 실시되어야 하겠다.  이것도 이름뿐이지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교역자들이 영육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양생(養生)하기 위하여서라도 안식년을 못 지키면 안식 월이라도 확립할 수 있어야 하겠다.
    교역자보건주일을 지키면서 매년 지방회가 준비하고 있는 교역자 건강검진에 필요한 재정을 협력할 수 있어야 하겠다.
(2005.9.4)